아이폰X리뷰 성능
페이스 ID
내 친구 중에는 기존 아이폰의 터치 ID를 아예 쓰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 피부 질환으로 인해 지문이 제대로 생성돼 있지 않아 터치 ID 센서가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운 좋게 지문을 등록했더라도 처음에는 잘 읽어내는가 싶더니 몇 번 하다 보면 인식을 실패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서 이 친구는 우리가 지문 인식의 편안함을 경험하는 동안 여전히 열심히 암호를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구해 온 아이폰 X을 써보고 나서는 신세계라고 표현했다. “지문 있는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군”이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페이스 ID는 전면을 화면으로 꽉 채우면서 홈 버튼을 없앨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결과물일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 ID가 궁극적으로 해내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체인증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겠다.
페이스 ID는 스마트폰에 들어간 가장 정교한 센서와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아마 많은 독자 여러분이 거슬려하는 센서 하우징에는 아이폰에 늘 들어가던 전면 카메라와 수화기, 근접 센서뿐만 아니라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도트 프로젝터 등의 센서가 들어가 있다.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센서군은 사실상 지금은 단종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션 컨트롤러 키넥트를 소형화한 물건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첫 키넥트를 개발한 프라임센스를 애플이 인수해 만들어낸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 센서가 얼굴을 읽어내는 원리는 이렇다. 먼저, 적외선 카메라와 전면 카메라가 눈, 코, 입이 있는지 여부를 통해 얼굴이 있음을 인식한다. 인식이 된 후, 도트 프로젝터가 3만 개의 적외선 점을 얼굴에 뿌린다. 이 점들은 흡사 모션 트래킹 촬영과 비슷하게 얼굴을 3D로 인식하는 데이터 포인트 역할을 수행하며, 이를 심도 데이터로 변환해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하는 것이다.
페이스 ID에 들어가는 기술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얼굴 인식 기술 중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갤럭시 S8이나 노트 8과 다르게 사진을 가져다 댄다고 뚫리지 않으며, 적외선을 주요 인식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어두운 밤에도 문제없이 작동된다. (전면 카메라는 보조 용도라 대기업 환경에서 쓰는 보안 스티커를 붙여도 작동은 한다. 다만 정확도는 떨어질 수 있다)
센서가 읽어 들인 얼굴 데이터는 iOS 11의 새로운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된다. 페이스 ID는 단순히 데이터를 쌓는 방식이라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부정확해질 수 있는 터치 ID(실제로 애플은 이후에 옛날 데이터는 지우는 방식으로 오차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와 달리, 얼굴을 계속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신경망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훈련하기 때문에 인식률이 더욱 올라간다. 실제로 테스트 기간 동안 처음에 얼굴을 막 등록했을 때보다 누워있을 때 등의 상황에서 인식률이 눈에 띄게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관련 팁을 주자면, 처음에 얼굴 입력을 실패하고 패스코드 입력창이 뜬다고 해서 다시 잠근 후 잠금 해제를 시도하지 말고, 패스코드를 입력해주자. 그러면 시스템이 그게 맞는 얼굴임을 인식하고 신경망에 입력해 나중에 인식률을 더욱 개선시키는데 활용한다. (물론 완전히 다른 얼굴이 입력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오차 비교를 한다)
4년 동안 아이폰의 생체 인증 방식으로 사용됐던 터치 ID가 페이스 ID로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는 두 가지 항목은 바로 페이스 ID의 편의성과 정확도다. 그래서 이 두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정확도와 보안부터 얘기해보자. 애플에 따르면 무작위의 사람이 여러분의 구형 아이폰(혹은 아이폰 8)에 장착된 터치 ID를 뚫을 확률은 약 5만 분의 1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이 세상에 있는 76억 명 중에서 약 152,000명이 여러분의 아이폰을 뚫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폰 X의 페이스 ID는 이 확률이 100만 분의 1로 낮아진다. 전 세계에서 단 7,600명 정도가 여러분의 아이폰 X을 뚫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치가 이 정도로 극단적으로 다른 이유는 페이스 ID가 터치 ID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 포인트를 가지고 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닮은꼴에 대해서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페이스 ID가 구분해낼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애플도 인정했다. 실제로 다른 매체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성공에서 실패까지 다양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얼굴형이 완전히 발육되지 않은 만 13세 미만의 아이들도 페이스 ID의 시스템을 쓰기에 부적절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편의성이다. 페이스 ID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추가적인 입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앱 스토어나 애플 페이 등의 결제를 할 때는 인식 전에 측면 버튼을 더블 클릭해야 한다. (당연히 우발적인 실행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앱 내부의 잠금 해제를 할 때는 손가락을 홈 버튼에 대야 하는 액션이 생략되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으면 잠금이 해제된다. 잠금을 해제할 때도 페이스 ID의 인식을 기다릴 필요 없이 잠금 화면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잠금이 해제된다. 이미 그동안 시스템이 얼굴을 인식한 것이다.
또 다른 편한 부분은 알림이다. 아이폰 X에서 잠금 화면에 오는 알림은 기본적으로 내용이 숨겨진다. 하지만 사용자가 잠금 화면을 바라보면 잠금이 해제되면서 알림 내용을 살짝 볼 수 있다. 아이폰을 잠금 해제하지 않고 빠르게 알림만 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다만, 아이메시지 등의 기본 앱을 제외하면 잠겨 있는 상태에서 알림을 하나로 묶어주지 않기 때문에 난잡해 보이는 문제가 있다. 어차피 알림 표시 방식은 iOS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니 이참에 iOS 12에서 대대적으로 손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화면이 잠겨 있을 때는 아예 제어 센터나 오늘 보기, 알림 등을 전부 안 보이게 해둬도 사용성에 큰 지장이 없어진다. 물론 이전에도 이 설정은 존재했지만, 페이스 ID의 적용과 함께 이 보안 기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어차피 얼굴만 보면 잠금이 해제되면서 숨겨놨던 것들을 모두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X이 공개됐을 때,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던 이야기는 한국의 한 케이블 뉴스에서 “남편이 저 자고 있을 때 얼굴로 폰을 풀어버리면 어떡하죠?”라고 말한 한 여성 앵커였다. 일단, 내 생각에는 그때 걱정해야 할 건 부부 관계가 먼저가 아닐까 싶다. 그 이전에, 아이폰 X의 페이스 ID는 사용자가 폰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잠금을 해제하는 화면 주시 기능이 들어가 있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페이스 ID는 터치 ID만큼이나 빠르게 잠금을 해제했다. 물론 상황이 좋지 않으면 시간이 걸리기는 한다. 거기에 느낌상 페이스 ID가 터치 ID보다 인식이 안 되는 상황, 즉 에지 케이스가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책상 위에 두면 특정 각도에서는 잠금을 해제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위의 유전적 유사성을 가진 얼굴에 대한 것도 그렇다. 역시 4년 동안 완성된 터치 ID를 한 방에 대체하기엔 역부족이었을까?
하지만 확실히 페이스 ID가 더 진보된, 그리고 자연스러운 발전이다. 보안과 편의성이라는 것은 늘 상반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도 그 의견에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동의한다. 아마 이 법칙은 깨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간극을 최대한 줄이는 것인데, 페이스 ID는 그 간극을 한 발짝 더 줄인다. (말은 많지만) 객관적 수치로는 보안 수준이 더 높으며, 손가락을 올려야 하는 중단 단계까지 없애면서 편의성에서도 한 단계 진보했다. 아직은 초창기의 기술이긴 하지만, 얼굴 인식을 이 정도로 완성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놀랍다.
제스처
홈 버튼이라는 것은 아이폰의 아이덴티티였다. 물론 전반적 디자인에 있어서 둥근 홈 버튼은 사람들이 아이폰임을 인식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이기도 했지만, 2007년 아이폰의 첫 발표 때부터 아이폰 UX의 중심이기도 했다. “어디에 있던, (홈 버튼만 누르면) 무조건 홈 화면으로 돌아갑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의 첫 시연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iOS는 다양한 기능 개선은 있었어도, 홈 버튼을 중심으로 한 UX는 대체로 그대로 유지됐다. 그 위에 스크린샷, 앱 전환기, 터치 ID 등의 새로운 경험이 얹혀졌다.
아이폰 X에서 홈 버튼을 없앤다는 것은 이 모든 것에 리셋을 건다는 뜻이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다른 제조사가 그랬듯이 간단히 가상 홈 버튼을 붙이는 걸로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폰 X은 아예 새로운 UX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 UX의 기반은 확실하다. 8년 전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바람같이 사라진 팜의 webOS다. 지금은 LG의 스마트 TV 운영체제(...)로 전락한 webOS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제스처 기반의 새로운 UX를 선보였다. 아이폰 X의 새로운 UX는 여기서 많은 것을 빌려오긴 했지만, 워낙 webOS가 실패한 운영체제(...)라 아이폰 X에서는 또다시 새롭게만 보인다.
홈 버튼이 사라진 대신, 화면의 가장 아래 공간에는 홈 표시 영역이 생겼다. 여기를 잡고 끌어올리면 홈 버튼이 그랬던 것처럼 홈 화면으로 돌아간다. 잡고 끌어올리다가 반쯤 전에서 멈추고 있으면 앱 전환기로 들어간다. 말로 하면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하루에서 이틀 정도만 투자해도 금방 적응된다. 홈 표시 영역을 잡고 아래로 내리면 한 손 모드도 동작된다. (다만, 이건 손쉬운 사용 설정에서 따로 켜줘야 한다)
위는 조금 복잡하다. 원래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나타나던 제어 센터는 오른쪽 위의 귀를 잡고 내리면 나오고, 나머지 구역은 알림 센터에 할당됐다. 많은 사람들이 제어 센터의 위치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코멘트했었고, 이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아이폰 X의 UX에서 제일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이고, 이 부분을 쓰려면 무조건 두 손을 써야 한다. 차라리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앱 전환기에 제어 센터를 넣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폰 X의 새로운 제스처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금방 손에 익는다. 하루 이틀만 사용해보면 빠르게 제스처를 사용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다시 홈 버튼이 있는 아이폰으로 돌아가면 홈으로 돌아가겠다고 버튼을 누르는 것이 어색했을 정도였다.
카메라
그동안 아이폰의 카메라는 업계에서 최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그 인식이 많이 약해졌었다. 지난 몇 년간 아이폰의 카메라 수준이 그대로 머물렀다면, 경쟁 제품은 빠르게 아이폰을 따라잡았고, 심지어 몇몇은 아이폰을 앞서기까지 했다.
이번 아이폰 8과 X에서 애플은 카메라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먼저, 센서의 크기가 더 커졌고, 이에 따라 렌즈의 스펙도 살짝 바뀌었다. 아이폰 X에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데, 망원 렌즈의 조리개가 더 넓고(F2.8 → F2.4), 광각 렌즈에만 광학식 손떨림 방지 시스템(OIS)이 달리는 아이폰 8 플러스와 달리 망원 렌즈에도 OIS가 적용됐다.
더 커진 센서와 넓어진 조리개, 그리고 망원 렌즈의 OIS는 망원 렌즈로 찍은 사진의 품질을 비약적으로 개선시킨다. 아이폰 7 플러스만 해도 어두운 환경에서 망원 렌즈로 사직을 찍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거나, 설령 보이더라도 엄청난 양의 노이즈를 마주하는 등 애로사항이 꽃 폈었다. 하지만 아이폰 X은 훨씬 쓸만한 사진을 뽑아준다. 특히 빛이 많이 필요한 인물 사진 모드에서 빛이 난다. 빛을 많이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사진의 전반적 품질에도 유리하지만, 그만큼 뒷배경과 앞을 분리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면 카메라도 흥미롭다. 페이스 ID를 위한 트루뎁스 카메라의 3D 인식 기능을 활용해, 전면 카메라에서도 인물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심도가 상당히 얕게 설정돼 있어 사진을 찍으면 얼굴을 제외하고는 머리의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흐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부정확하다”라고 평하는데, 이는 설정의 문제일 뿐, 부정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물 사진 모드 자체가 iOS가 업데이트하면서 꾸준히 나아졌듯이, 여기에서도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X의 트루뎁스 카메라로 할 수 있는 또 다른 건 바로 애니모티콘이다. 얼굴의 50가지 근육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해낼 수 있는 애니모티콘을 이용해 좋아하는 이모티콘이 다양한 표정을 짓고, 노래도 부르고, 둘이서 콩트를 만드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녹화한 애니모티콘은 일반 MP4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메시지 앱뿐만 아니라 다른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애니모티콘을 만드는 것 자체는 메시지 앱에서만 가능하다는 단점은 있다. 아예 애니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독자 앱을 하나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
성능 & 배터리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뀐 아이폰 X의 심장은 아이폰 8과 같은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SoC)이다. 애플의 A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경쟁 제품을 가볍게 누르는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곤 하는데, A11 바이오닉도 다르지 않다. 2개의 고성능 코어(“몬순”)와 4개의 고효율 코어(“미스트랄”)로 나뉘는 A11 바이오닉은 A10 퓨전과 비교해 고성능 코어 기준 30%의 성능 개선, 고효율 코어 기준 70%의 성능 개선이 있었다. 거기에 한 번에 고성능 코어나 고효율 코어만 쓸 수 있었던 A10 퓨전과 달리 A11 바이오닉은 여섯 개의 코어를 동시에 돌려 순간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CPU 성능은 종합적으로 아이폰 8 시리즈와 거의 똑같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대표적 경쟁 제품인 노트 8보다 두 배 이상으로 빨랐다. 이 그래프에 나오지는 않지만, 아이폰 7과 비교하면 싱글 기준 약 20%, 멀티 기준 약 71%의 개선이 있었다.
이번 A11 바이오닉에는 새로운 GPU도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의 PowerVR 제품군을 썼던 애플은 A11부터 자체적으로 GPU를 만들어냈다. 단순히 A11 GPU라 명명된 이 GPU는 지난 A10 퓨전에 쓰였던 이매지네이션의 제품보다 코어 수가 반으로 줄었지만, 코어당 성능이 크게 증가하면서 아이폰 7 대비 약 31%의 성능 개선을 보인다. 해상도가 비슷한 아이폰 7 플러스와 비교하면 약 38% 정도 더 빠르다.
하지만 A11 바이오닉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머신러닝에 특화된 프로세서이기 때문이다. A11 바이오닉 안에는 위에 언급한 여섯 개의 코어와는 별도로 “뉴럴 엔진”이라 불리는 머신 러닝 연산처리용 하드웨어가 따로 존재한다. 이미 iOS에는 다양한 머신 러닝 기능이 들어가 있다. 시리는 물론이고, 사진 앱의 얼굴 인식과 장면 인식 기능, 사용자 행동 예측 기능 등이 그것이다. 거기에 iOS 11에서는 코어 ML이라는 써드파티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머신 러닝 프레임워크와 증강현실 앱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AR키트까지 선보였다. 이런 연산을 물론 기존의 SoC 내 코어에서 구동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기의 전반적인 성능에 영향을 줄뿐더러 무엇보다 전력 소모에 심각하게 불리하다.
뉴럴 엔진의 역할은 이러한 머신 러닝 연산을 메인 SoC 코어 대신 처리하는 것이다. 이 작업에 특화된 하드웨어이니만큼 전반적인 성능은 메인 코어만큼은 못할 지라도, 머신 러닝 연산만 따지고 보면 출중한 성능을 보인다고 애플은 설명한다. 무엇보다 비슷한 수준의 연산을 훨씬 낮은 전력 소모량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대부분의 머신 러닝 연산을 기기 내에서 처리해야 하는 애플에게 뉴럴 엔진은 매우 중요한 하드웨어인 셈이다.
아이폰 X에서 뉴럴 엔진은 특히 중요해지는데, 페이스 ID의 인식 작업을 뉴럴 엔진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평면 화상(지문)을 비교하는 터치 ID와 달리, 3D 화상(얼굴)을 비교해야 하는 페이스 ID는 훨씬 데이터 포인트가 많고, 복잡하다. 애플은 수천 명의 얼굴 데이터를 모아 학습시키는 신경망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페이스 ID를 만들었다. 페이스 ID 자체가 하나의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빠른 얼굴 인식 및 잠금 해제는 뉴럴 엔진의 덕택이 크다.
배터리 성능은 어떨까? 안 그래도 요즘 아이폰 배터리 때문에 말 많은데. 아이폰 X의 배터리 용량은 2,716mAh로, 아이폰 8 플러스보다 약간 더 많다. 8 플러스보다 전반적으로 면적이 작은데 어떻게 더 많은 배터리를 넣었냐고? 로직 보드를 2층으로 쌓아서 해결했다고 한다. 어찌 됐든, 개인적으로 경험한 아이폰 X의 배터리는 예전에 썼던 아이폰 7 플러스 정도만큼 갔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30% 정도 배터리가 남았다.
아이폰 배터리 사태 이후 소셜 미디어에서 돌아다녔던 배터리 관리 팁을 보면 “자주 충전해주는 것이 좋다”라고 한다. 그러기에 이번에 새로 추가된 무선 충전은 구세주와 같다. 아이폰 X은 최대 7.5W(iOS 11.2 이후)의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 물론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느린 편이긴 하지만, 집에서는 어차피 단시간에 충전해야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케이블에 꽂을 필요 없는 무선 충전이 상당히 편했다.
특히 독자 규격 대신 치(Qi) 표준을 선택한 것은 애플답지는 않더라도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무선 충전 패드는 죄다 삼성 거다. 아이맥 옆에는 컨버터블 패드, 침대 옆에는 먼 옛날(<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당시) 나왔던 캡틴 아메리카 방패 패드를 쓰고 있다. 애플에서는 공식 라이선스 제품으로 벨킨과 모피에서 내놓은 제품을 홍보하고 있기는 하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패스했다. 이게 바로 표준을 지킬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아닌가 싶다. (이러고 나중에 아이폰과 에어팟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에어파워 패드가 나오면 또 사겠지만 말이다.)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 https://www.google.co.kr/imghp?hl=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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