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5 리뷰
V30은 LG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파생형 모델이 많은 제품군이다. V30, V30 시그니처, V30S 그리고 V35까지. LG V35는 엄연히 V30과 다른 제품군이지만, 내부 스펙을 제외한 나머지 외형적 틀이 V30과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V30의 파생형으로 봐도 알맞겠다.
지난 3월, LG V30S ThinQ를 출시하며 동시에 V30 제품군에 인공지능 ThinQ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해당 업데이트로 모델명은 LG V30에서 LG V30 ThinQ로 변경되었다.
V30 업데이트를 통해 Q렌즈, 브라이트 카메라, AI 카메라, Q보이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 LG G7 ThinQ에서 푸쉬하고 있는 그 기능이 맞다. LG V30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사실상 G7 미리 보기였던 셈인 것이다.
LG G7이 출시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LG전자는 V35를 공개했고, 6일 제품을 출시했다. V30 - G7 - V35로 이어지는 제품 라인업을 보고 있자니, 나란히 외형 디자인만 보면 LG G7이 샌드위치가 된 것 같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V30 틀을 활용한 다양한 파생형 모델을 생산하는 것은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정말로 V30은 잘 만들어진 스마트폰이 맞을까?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 동안 사용해본 LG V30을 리뷰해보겠다.
우선 제품 자체는 정말 가볍다. 모형 폰을 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보통 스마트폰이 살짝 묵직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서, LG V30은 꽤나 가벼운 느낌을 준다. 2011년대 초경량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나오는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무게 부분에서는 까방권을 획득한 것 같았다.
LG G7부터 전원 키가 사이드로 빠져버려 아쉬운 가운데, LG V30은 전원과 지문인식 센서가 통합된 기존 방식을 고수하여 편의성을 향상했다. 지문인식 센서 인식률은 입이 마르고 칭찬해도 될 정도로 아주 좋은 편.
단지 통합된 기존 방식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센서를 인식하는 도중에 전원키를 눌러버릴 경우 화면이 켜졌다가 1초 뒤에 바로 꺼진다. 때문에 지문인식 센서를 이용할 땐 버튼을 클릭하지 않도록 하자.
LG V30은 세계 최초로 F1.6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를 적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후면 카메라 화질은 전작 LG G6와 비교했을 땐, 비약적인 향상이 있었다. 특히 광각 카메라가 그러했는데 120도의 F1.9 조리개를 적용한 만큼, 저조도 품질에서 전작 대비 상당한 수준의 품질을 보여줬다.
LG전자는 V30 공개 당시, 가장 큰 제품 장점으로 시네 비디오를 꼽았다. V30 시네 비디오는 보랏빛 하늘 CF 광고로 유명해졌는데, 본인은 비 오는 날 바다를 촬영할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시네 비디오 로맨틱 필터를 두고 영상을 촬영하면 에메랄드빛 바다로 예쁘게 보정해줬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면 카메라는 말잇못 수준이었다. 5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그리고 조리개 F2.2까지 3총사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광각을 크롭해서 보여주는 셀피 카메라답게 디테일을 살리지 못하고 얼굴만 뽀얗게 처리해줬다. 뭐, 얼굴의 흉터나 점을 거의 볼 수 없기에 상황에 따라선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아이폰은 Face ID, 삼성전자는 홍채인식을 강조한 가운데 LG전자는 얼굴인식 + 음성인식이라는 생소한 카드를 뽑았다. LG V30은 이로써 지문, 얼굴, 음성, 패턴까지 총 4가지 잠금을 한꺼번에 설정할 수 있는 모델이 되었다.
얼굴인식은 폰을 들어 올리면 잠금 화면이 표시되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해도, 음성인식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아무도 없을 때 이용할 때 외에는 접근성이 떨어진 편이었다. 가끔가다가 유용하게 쓰이는 편이긴 하지만, 보안이 높은 방식은 아니어서 결과적으로는 지문을 제일 많이 활용했다.
V35 디스플레이 명칭은 슈퍼 비비드 디스플레이(Super Vivid Display)로 알려진 바 있는데, V30 디스플레이 마케팅 용어는 OLED 풀비전이다. V30은 한지 현상으로 곤욕을 치른 모델이기도 한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V30S - 시그니처 에디션으로 오면서 한지 현상은 많이 개선된 모양이다.
사실 한지 현상은 밝기를 0%로 두고 사용하는 늦은 밤에 주로 불편하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진 않았다. 반대로 거슬렸던 점이 있다고 한다면 '먼지 끼임 증세'였다. V30 테두리와 전면 리시버 사이에 자주 먼지가 끼어 청소를 해줘야 했기 때문.
V30은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와 4GB RAM을 탑재하였다. 스냅835에 대해선 이미 쾌적한 사용성에 정평이 나있는 바, 4GB RAM 탑재로 사용 중에 한두 번의 리프레시를 겪은 점이 부각되어 보였다. 그래서 V30을 쾌적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6GB RAM을 탑재한 V30S ThinQ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 셀링 포인트 Quad DAC를 탑재했고, 현존하는 LG 스마트폰 중 B&O Certification을 받은 기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운드 프리셋과 디지털 필터를 넣어 음향 부분 소프트웨어를 특화하기도 했다. LG G6에 비해서 저음 부분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사운드 프리셋에서 저음을 강화하고 청음하면 꽤나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어폰 단자는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대체로 많은 이들은 상단에 위치한 3.5파이 이어폰 잭을 싫어하지만, 나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상단에 위치한 이어폰 잭은 비가 올 때 장점이 두드러졌다. 이어폰을 꼽고 주머니에 넣으면 USB 단자와 스피커에 물이 유입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단점은 이어폰 줄이 디스플레이 터치를 방해하고, 미관상 좋아 보이지 않다는 것이 되겠다.
말이 나온 김에 USB C 타입 단자와 스피커를 보고 가자. 스피커 소리는 대체로 고음 성향으로, 스피커 출력이 LG G7 붐박스 스피커처럼 훌륭하지도 않고 소리 품질도 좋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LG V30을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이 있다면 Hi-Fi도, 카메라도 아닌 배터리 관리 능력이었다. V30 배터리는 정말 변강쇠에 가까웠다. LCD를 탑재한 G7이 V30 배터리 타임에 못 미치는 것을 보니 OLED의 힘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9개월 사용으로 배터리 수명이 다다를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건재한 배터리 타임을 보여줘 가끔은 놀라기도 한다.
올레드를 탑재한 장점은 비단 배터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LG전자는 V30 기프트팩 수험생 프로모션으로 트와이스 사인회 등을 오픈하였는데, 더불어 구글 데이드림 뷰 VR을 선착순 제공하여 적극적으로 VR 시장을 공략한 바 있다. 할만한 VR 콘텐츠는 비싼 게 흠이지만, VR 특유의 어지러움만 잘 참을 수 있다면 흘러가는 시간을 낭비하기에 최고였다.
요즘 오레오 OS로 핫한 V20이 마지막으로 세컨드 스크린을 탑재한 기기가 된 가운데, V30은 플로팅 바와 AOD 퀵툴로 세컨드 스크린을 대체했다. 플로팅 바는 주로 인터넷 페이지를 캡처할 때, AOD 퀵툴은 화면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을 플레이하기 유용했다.
말이 나온 김에 Always-on Display를 잠깐 언급한다면, OLED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AOD 같아서 아쉬웠다. LG G6 대비 AOD 카테고리가 많아진 것은 맞지만, LCD를 탑재한 LG G7에 비해선 현저히 부족한 것도 맞다. 가장 불만은 별도의 테마+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기본 설정된 레드&화이트 AOD 테마를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LG G7은 AOD에 아날로그 시계에 날씨까지 띄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V30 AOD 카테고리 확장은 차기 소프트웨어에서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V30은 G7과 달리 LED를 탑재하지 않았다. LG G7에서 LED를 잘 활용하고 있어서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한 줄 평 : 시행착오(施行錯誤)
V30을 사용하면서 느낀 건 제품의 질을 떠나 2%의 아쉬움이 남는 제품이라는 것이었다. V30은 정말 잘 만든 제품이다. 가볍고 얇은 플랫폼, 강력한 배터리 타임, 트레이드 마크 음향까지. LG 폰 진짜 발전했다. 그런데 LED 미탑재, 전면 카메라, AOD 등 사소한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V30을 사용하고 산 정상을 눈 앞에서 바라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였다.
LG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LG V30은 G프로, G3처럼 히트하지 못한 제품군이다. 그들 입장에서도 플랫폼 하나는 잘 만들었기 때문에 히트하지 못한 게 내심 아쉬울 터. 그래서 V30 시그니처 · V30S로 꾸준히 V30 문제점을 거의 보완하고, V30을 사용 중인 고객의 불만을 모두 반영한 '완성형 V30' LG V35를 선보인 게 아닐까.
LG V30은 자신보다 잘난 파생형 모델 3개 덕분에 완성형이라는 칭호를 주기에는 민망하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V30은 완성형 스마트폰 V35가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반이 되었다. 그 기반이란 제품이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LG전자가 V30 제품군을 통해 겪은 각종 시행착오로 LG V40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준 것 같다.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 https://www.google.co.kr/imghp?hl=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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